김귀환 의장의 구속영장 신청서에는 수표 살포 혐의만 적시됐지만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이를 뛰어넘는 것. 또한 서울시의회 뿐 아니라 부산시의회 등 한나라당이 사실상 '일당지배'하고 있는 광역의회로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민석 "현찰은 더 많이 돌았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18일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현재 우리 소속 시의원들을 통해서 듣고 취합한 상황으로는, 수표로 뇌물을 수수한 것으로 되어 있는 30명 정도가 언론에 문제가 되고 있는데 실제로는 수표가 오간 경우도 숫자가 더 많고 사실은 현금은 거의 전원을 대상으로 오갔고 액수도 크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구속된 시의회 의장이 '한나라당 의원들한테도 후원금이라고 주장되는 그런 돈을 줬다'는 것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번 사건이 발생한 배경에 한나라당 내부의 계파 갈등도 있고 또 국회의원들이 시의회 의장 선거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는 것이 배경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 문제를 정확하게 파헤치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을 겨냥했다.
민주당 서울시당 위원장인 최규식 의원도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영장에 기록된 뇌물을 받은 30명 모두 수표를 수수한 의원들로만 알려졌다"며 "그러나 우리가 접한 바로는 현금으로 받은 분들이 수표로 받은 분들보다 더 많다고 듣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이 수사하기 쉬운, 드러난 수표 뿐 아니라 현금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반드시 해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된다고 본다"면서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연루 가능성을 배제하기가 힘들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한나라당 안경률 사무총장은 한나라당 현역의원 연루의혹에 대해선 "자체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며 "전혀 맞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안 사무총장은 "정식 후원금은 받을 수 있다. 계좌까지는 보지 못했다"고 단서를 붙였다.
부산과 경기도 등으로 사태 확산 조짐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이 김귀환 의장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은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문제는 영수증 처리가 되지 않은 돈이 오갔냐는 것. 김 의장이 당내 소수파인 친박계인 점을 감안할 때 '과감한 로비'가 오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적지 않다.
이처럼 서울시의회 돈봉투 파문이 한나라당 중앙당 차원의 문제로 급속히 초점 이동하는 가운데 부산경찰청도 지난 2일 치러진 부산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선거 등에서 금품이 살포된 정황을 일부 포착해 내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미 한 부산시 의원이 지난 달 초 해외출장 때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 출마했다가 탈락한 다른 시의원으로부터 100달러짜리 30장이 든 봉투를 받았다가 돌려준 정황, 후반기 상임위원장으로 선출된 의원이 동료 의원들에게 고가의 선물을 돌렸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지난 16일 김성길 부산시의원은 "의장단은 더 큰 일이 발생하기 전에 전원 사퇴해야 한다"며 "(부산시의회가) 서울시의회처럼 돼서야 되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의장단 선거로 일이 터졌지만 공천 문제부터 뒤져보면 아마 더 난리가 날 것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최근 경기도의회 등에서는 한나라당 비례대표 사이에 '임기 절반인 2년 이후 사퇴해 후순위자와 교대' 내용이 담긴 '공천 이면계약서'를 둘러싼 잡음이 적지 않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