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추가협상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촛불집회가 이어지는 등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24일 이를 '국가 정체성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직접 비난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 국면전환을 진두지휘하려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일부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시위는 정부의 정책을 돌아보고 보완하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지만, 국가 정체성에 대해 도전하는 시위나 불법적, 폭력적 시위는 엄격히 구분해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대변인이 전했다. 자세를 한껏 낮췄던 지난 19일 특별기자회견 때의 태도가 닷새만에 공격형으로 돌변한 셈이다.
이어 이 대통령은 건국 60주년 행사준비와 관련해 "건국은 5000년 우리 역사 중 가장 위대한 역사"라면서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만,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광복 60주년 행사가 우리 역사를 올바르게 평가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정기조 급선회? 지나친 해석"
한편 청와대는 "국정기조가 개혁에서 안정으로 급선회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지나친 해석"이라면서 선을 긋고 나섰다.
<동아일보>에 의하면 정정길 신임 대통령실장은 최근 수석비서관들을 향해 "대선 기간 중요한 공약이었든, 지금까지 추진 중이었든 상관하지 말고 각 현장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있는 정책이나 이슈를 먼저 파악해 보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해 "청와대의 국정운영 기조가 '개혁'에서 '안정'으로 급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려 했던 각종 개혁정책이 상당 기간 보류되거나 폐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동관 대변인은 "정정길 실장의 발언은 그날의 정확한 발언과도 좀 차이가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설정한 개혁과제는 특별한 예외가 아니고는 예정대로,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게 원칙이지만 경중과 완급의 조절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를 '개혁의지 퇴색' 등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너무 앞서 나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식 개혁'을 예정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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