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가루 샌드위치를 한 번 만들어보면 어떻겠느냐"?
"점도가 떨어지지 않을까요?"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상황과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점검회의' 직전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전광우 금융위원장이 티테이블에 마련된 샌드위치를 가리키며 나눈 대화다.
좌중에서는 순간 웃음이 터졌지만, '쌀샌드위치'라는 다소 엉뚱한 아이디어를 낸 강만수 장관은 진지한 어조로 재차 "개발하면(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옆에서 이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이명박 대통령은 가벼운 미소를 보일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이명박 정부'가 내 놓은 아이디어는 이 뿐만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3일 새 정부 출범 이후 가진 첫 국무회의 자리에서 "쌀라면을 만들든지 하는 것도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이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쌀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렁탕에 국수를 넣어 먹기 시작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쌀 소비가 안 되는 요즘까지 이런 관행이 계속되고 있어 오히려 오르는 밀가루 값을 더 밀어올리고 있다"고도 했다.
"밀가루 국수 대신 쌀 국수"라는 기상천외한 대통령의 아이디어를 두고 해당 정부부처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업무보고에서 "쌀라면 등 대체식품 보급을 점차 확대키로 했다"고 밝혔다.
농수산식품부도 업무보고를 통해 "한 해 22만t 정도 들어오는 가공용 의무수입(MMA) 쌀을 밀가루 가격 수준으로 공급해 쌀국수, 쌀라면 생산에 활용하는 시범사업을 6월부터 시작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그러나 식품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쌀국수, 쌀라면 등에 대한 시장의 수요가 한정돼 있어 매출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은데다, '쌀식품=웰빙'이라는 인식이 있어 정부가 원하는 대로 가격을 낮추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대통령의 '쌀라면' 언급을 두고 "새 정부 들어 두드러지고 있는 '전시행정'의 한 사례"라는 비판도 없지 않은 상태. 강만수 장관의 '쌀샌드위치' 아이디어가 이같은 부정적인 여론에 오히려 기름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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