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5일 행정안전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 들어간 저도 (2월) 25일 저녁에 청와대 내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았다"며 "컴퓨터를 다시 작동하기에도 열흘이 걸렸다. 열흘이 지나도 정상적으로 컴퓨터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지난 노무현 정부 관계자들이 청와대 내부 전산망인 '이지원(e知園)'에 대한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지 않아 업무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을 지적한 것.
이 대통령은 "정권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여러 분야에서 원만한 협조와 원활한 조직가동이 되지 않는 그러한 상황에 있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컴퓨터'를 사례로 든 이 대통령은 "새 정부는 2월25일 시작됐지만 아직도 야당과 같은 환경 속에서 일을 하고 있다"며 "여러 불리한 여건 속에서 출발했지만 새로운 정부는 여건이 맞지 않다고 해서 불평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며 자못 비장한 어조로 공무원들의 '분발'을 주문했다.
청와대 측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집무실 컴퓨터에 로그인 문제가 있어 하루 만에 이를 수정했다"면서 "대통령의 말씀은 인수인계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해 청와대 전산관리 시스템에 전반적인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나 붙잡고 물어봐도 알수 있는 일을"
그러나 지난 정부 관리자들은 "불충분한 인수인계로 전산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는 주장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유민영 전 춘추관장은 "지금도 청와대에 '이지원' 담당자 일부가 남아있어, 아무나 잡고 물어봐도 알 수 있는 사안"이라며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대통령의 컴퓨터가 안 되는 상황을 열흘씩 방치했다면, 현 청와대 내부의 문제"라며 "중징계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대통합민주신당 최재성 공보부대표는 "대통령은 직접 10일 간 컴퓨터를 작동하기 어려웠다고 얘기하는데, 왜 작동을 안 하느냐, 혹시 대통령은 컴맹이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컴퓨터가 10일 간 작동하지 않았다면 국가적 위기관리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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