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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대선에서 지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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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대선에서 지면 우리는 역사의 죄인"

대통령 발언에 갖가지 해석들 쏟아지기 시작

지난 6일 당정청 오찬 회동 이후 즉각 공개되지 않았던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들이 하나둘씩 흘러나오고 있다. 열린우리당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은 8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노 대통령의 발언 일부를 공개했다.
  
  "2002년에는 더 힘들었지만 나는 대항마가 됐다"
  
  민 의원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오찬 회동에서 "내년 대선에서 패배하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는 문제제기에 대해 나도 동의한다"며 "우리 모두 역사의 죄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2002년도(대선 당시)를 돌아보면 그때는 지금보다 더 힘들었다"면서 "그런데 상대 후보가 정해지면 상대를 지지하지 않는 국민이 대항마를 찾게 되어 있다. 그때 내가 대항마가 된 것이다"고 말했다.
  
  '외부 선장론'은 이 대목에서 나왔다는 것이 민 의원의 전언이다. 노 대통령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선장이 안 보인다고 해서 너무 초조해 할 필요 없다. 우리가 뿔뿔이 흩어지면 정체성이 상실되지만 우리가 뭉쳐 있으면 외부에서 선장도 들어올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는 것.
  
  이에 대해 민 의원은 "말하자면 외부선장 영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먼저 튼튼해져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민 의원은 "대통령이 헌법개정에 관여할수록, 정계개편에 개입할수록, 정권 재창출에 집착할수록 오히려 일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은 역사의 교훈"이라며 "이런 교훈을 잘 알고 있는 노 대통령이 외부선장론을 통해서 후계구도와 정권재창출의 길을 시사했다는 추측은 억측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외부선장론' 외에도 "임기가 끝난 후에도 당과 함께 하겠다" "지지율 20%라고 무시하지 마라. 나도 뜬다"는 등의 발언으로 당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냈고 민 의원 자신도 "노 대통령이 대선에서 지면 역사의 죄인이라 말했다"고 전한 대목 등은 민 의원의 주장과 부합되지 않는 측면도 있다.
  
  "흩어지면 죽는다"
  
  다만 민 의원이 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우리당의 향후 진로를 제시한 데에서 그 '해석'의 의도를 짐작해볼 수 있다.
  
  민 의원은 "현재 지지도가 높은 특정 인사를 중심으로 한 '헤쳐모여론'이나 특정지역 기반을 복원하는 것을 주장하는 '정계개편론' 모두 일시적으로는 성공할 수 있지만 대선에서 승리를 담보하기는 힘들다"며 "새로운 기치가 없으면, 새로운 시대의 요구와 시대정신을 창출하고 여기에 부합하지 못하면 국민이 동의하고 수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민 의원은 "또 정계개편을 위해 뿔뿔이 당의 인사들이 흩어지기 시작하면 최종적인 코디네이터(혹은 콘트롤러)가 없어지게 된다"며 "우리 스스로 강한 함대를 만들어야 한다. 50명이든 70명이든 강하게 모여 선단을 구축하면 원심력에 빨려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당에는 민 의원과 마찬가지로 "지금은 우리 능력에 비해 덩치가 너무 크다"며 "하선의 기회만 엿보는 사람들은 차라리 빨리 배에서 내리는 게 당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군살빼기론을 주장하는 의원들도 드물지 않은 형편이다.
  
  '성장론'에 맞선 '경제민주화와 복지'?
  
  민 의원은 "민주와 반민주의 구도는 상당히 희석되었다"며 "아마도 (다음 대선에서는) '성장론' vs '경제적 민주화 +복지' 같은 대립구도도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곧바로 민 의원은 "민주개혁진영 같은 경우는 '경제적 민주화+복지'를 정체성으로 해서 싸우기는 쉽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기에는 우리 전체가 너무 실용화되어 있다"고 인정했다.
  
  이는, 민 의원이 명시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한미 FTA를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대통령이나 "재벌들을 사면시키고 경영권을 보장해주는 대신에 투자를 확대시키겠다"는 당의장의 발언이 횡행하고 있는 마당에 다음 대선에서 '경제 민주화+복지'를 깃발로 내걸기에는 염치가 없다는 뜻으로 들리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민 의원은 노 대통령의 임기 후에도 끝까지 당에 남겠다는 발언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민주당과의 기계적 통합에 반대하는 강력한 메시지로 비쳐질 수도 있고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며 "후자의 경우 정계개편에 대해서는 지역주의 극복을 포함해서 정체성만 유지된다면 수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당 안팎에서 전략통으로 인정받고 있는 민병두 의원의 해석과 주장이 과연 얼마나 맞아 떨어질지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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