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에서 행복은 무엇일까? 행복은 누구나 꿈꾸고 있는 것이다. 헌법에서도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답은 각양각색이다. 행복은 각 개인의 노력이 중요한 변수다. 그렇지만 어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질이 결정된다.
어느 가문 혹은 어디에서 태어났는지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이것은 신의 영역이다. 인간이 선택할 수 없는 영역인 것이다. 왕실 아니, 재벌가문에서 태어난다고 해서 꼭 행복한 것은 아니다. 행복은 살아가면서 각 개인이 추구해야할 삶의 의무이자 목적이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 과정과 절차는 마을에서 이루어진다. 마을은 개인의 삶을 지켜내는 행복 찾기의 보루다. 때문에 마을은 우리의 행복과 밀접하게 영향을 미친다.
마을의 행복에 관해 갤럽의 행복 조사보고서는 시사 하는바가 크다. 이 보고서에 인간이 행복해지려면 적어도 다음 다섯 가지가 충족되어야 한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행복의 첫 번째 요소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얼마나 좋아하고 있는지에 따른 직업으로서의 행복(Career Wellbeing)이다. 두 번째 요소는 탄탄하고 끈끈한 인간관계와 관련한 사회적 행복(Social Wellbeing)이다.
세 번째 요소는 재정 상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에 관한 경제적 행복(Financial Wellbeing)이다. 네 번째 요소는 건강한 신체와 일상적인 활동을 무난히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에너지를 갖고 있는가와 관계가 있는 육체적 행복(Physical Wellbeing)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요소는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참여의식에 관한 공동체적 행복(Community Wellbeing)이다.
이 5가지 행복요소는 순서대로 중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초기 조사에서는 재정적 행복과 육체적 행복요소가 더 중요한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심층 조사 결과 돈과 건강보다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 즉 직업이 우리 행복을 좌우하는 요소로 밝혀졌다.
돈과 건강이 더 중요한 것으로 조사된 이유는, 직업보다 돈과 건강에 대해 명확한 조사 기준이 있어 답변하기 쉬워 나타난 결과였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맺어지는 인연, 인간관계와 같은 사회적 행복이 중요하다. 은행잔고는 우리의 실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런데 돈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일정한 정도가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에 대한 적절한 통제라는 점을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건강은 나 자신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행복변수다. 이 네 가지 요소가 개인행복을 좌우하는 모둔 중요한 변수들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개인의 행복을 담을 수 있는 공동체적 행복이 없이는 우리의 삶의 질과 행복은 보장되지 않는 다는 점을 이 연구에서 강조하고 있다.
갤럽팀의 연구조사 결과, 66% 사람들이 이 다섯 가지 영역들 중 최소 한 가지는 잘 관리하고 있었지만 ‘모든 영역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의 삶, 즉 풍성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며 사는 사람’은 겨우 7%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이 밝혀졌다.
사람마다 이상에서 언급한 행복의 요소에 대한 정도와 수준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이 적어도 행복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요소가 균형 있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 예를 들면 경제적으로 행복하지만 육체적으로 불행하거나, 직업으로서 성공했지만 사회적인 관계가 부족할 경우 인간은 온전한 행복감을 느낄 수 없다.
또는 육체적으로 건강하지만 사회적 또는 공동체적인 유대감이 없으면 결과적으로 불행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 연구의 중요한 결론이다.
마을 자치는 우리의 행복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다. 개인의 삶의 질과 관련된 직업, 인간관계, 재산, 건강까지도 마을이라는 공간 내에서 보장된다. 우리는 이웃과 인간관계가 더 깊을수록 더 행복하게 산다.
우리의 삶은 이웃과의 관계에서 행복도 불행도 보장된다. 베푸는 행위는 받는 사람에게나 주는 사람에게나 모두 좋은 일이다. 훌륭한 삶을 살았다고 객관적으로 평가되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이 분들은 당연히 개개인의 행복수준도 높았다.
질문은 “살면서 가장 훌륭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이었느냐?”였다. 그런데 대체적인 답변은 다른 사람이나 단체, 마을과 같은 지역사회에 끼친 영향이 크다고 생각할 때라고 답했다고 한다. 좋은 삶과 훌륭한 삶의 차이는 내 지식이나 영향력 혹은 가지고 있는 재산 등을 사회에 환원할 때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현재 필요한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사회에 환원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러한 환경을 만들 줄 아는 지역사회 리더가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직업이 교육자라고 한다. 명 강의를 하는 능력의 문제 때문이 아니다. 훌륭한 교육자에게는 명 강의 능력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피교육생들에게 인격적으로 교육자가 존경 받지 못하면 교육효과가 약할 수밖에 없다.
평소 교육자는 교육철학과 소신 을 현실 생활에서 실천하여야 더 교육생들에게 교육효과를 줄 수 있다. 입으로만 강의하는 교육자는 AI시대 앞으로 설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고 본다.
마을에서 이웃과 함께 자치를 하는 일도 상호 신뢰가 약한 상태에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발전이 어렵다. 존경받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리더들이 신뢰받지 못하면 한 발자국도 전진할 수 없다.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라 마을에서도 수평적으로 협력하여 건강한 풀뿌리를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이웃 간 신뢰와 존경은 중요하다.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화합하지만 부화뇌동하지 않고, 소인은 부화뇌동하지만 화합하지 않는다(子曰,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논어(論語) 〈자로(子路)〉》). 단체나 조직에 ‘화이부동’하는 사람이 많으면 분위기도 좋고, 부정과 비리도 생기기 어렵다. 반대로 ‘동이불화’하는 사람이 많으면 그 단체와 조직의 앞날은 결코 밝지 않을 것이다.
마을자치는 화이부동한 세상을 이웃과 함께 만드는 것이다. 서로 다름을 틀린 것이라고 보지 않는 것이다.
화이부동한 세상, 마을자치가 꾸준하게 이어지면 마을주민들의 행복도는 더 높아진다. 그 행복찾기를 위해서서는 선견지명을 가진 리더가 필요하다. 리더들이 이웃과 함께하는 동기를 만들고 주민간 활동과 소통이 활발해져 지속가능한 활동이 만들어 져야 한다.
이렇게 될 때, 이웃간 상호 신뢰감은 더 강화되게 된다. 더 행복하게 된다. 주민 삶의 질이 보장되게 된다.
행복연구에서 공통적인 사실이 있다면 가장 행복한 나라들은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는 점이다. 가장 행복한 사람들에게는 유사시에 가까운 이웃과 같이 기댈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북유럽사람들은 큰 차를 몰고 다닌다고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힘들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면 행복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북유럽 사람들은 세금 내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들은 총소득의 거의 절반을 세금으로 낸다. 많은 세금을 내는데도 그 세금으로 남들을 도와 자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돈을 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평불만이 없다. 우리는 세금을 내는 것에 대한 저항이 크다.
정치, 즉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 잘 안 되고 있다. 예산과 투자가 더 영향력이 있는 정치인들이 사는 곳에 집중되고 있다. 우리가 더 행복하게 되려면 정치가 어려운 사람들의 눈물을 어루만지는데 더 투자되어야 한다. 예산 배분을 형평성 있게 배분하고 투명하게 집행하는 거다. 자신들의 마을에 적합한 사업을 스스로 결정하게 하여 더 쓸모 있는 사업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의 현실은 풀뿌리가 약하다. 마을자치가 미약하다. 우리의 비정상적인 정치 환경은 풀뿌리가 약한데 원인이 있다. 지방자치가 도입되어 성년기를 지났는데도 중앙정치에 예속되어 있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지방자치단체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의회의 기능이 약하고 단체장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 풀뿌리 마을자치에는 관심이 없다. 읍면동 주민자치도 잘 추진이 안 되고 있다. 코넬 웨스트 (Cornel West)는 바람직한 정치발전을 위해 풀뿌리 정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풀뿌리 정치가 바로 마을 자치다. 마을 자치는 우리의 정치위기에 대한 대안으로 더 발전되어야 할 중요한 분야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할 중요한 요소다.
우리의 정치현실은 아직 마을자치를 잘 할 만큼 성숙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렇지만 누구나 행복해 지길 원한다. 행복만들기는 마을을 통해서 더 잘 될 수 있다. 우리의 행복을 마을에서 이웃과 함께 찾자.
덴마크어로 공동체는 “펠레스카브(Faellesskab) ”다. 여기서 팰레스(Faelles)는 공동의 또는 공유하는 이라는 뜻이고 스카브(skab)는 장롱 혹은 “만들다”라는 뜻이다. 그러니까 마을 공동체는 공공의 장롱(공동비축품)인 동시에 함께 만들어가는무엇이다. 그것을 만드는 것이 바로 마을 공동체의 묘미, 행복찾기다. 마을자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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