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을 담는 그릇이 마을이다. 그 그릇안에 무엇을 담을 것인가를 만드는 것이 마을자치다. 어떻게 우리 삶을 더 풍족하게 행복하게 할 것인가는 정하는 것이다. 마을은 찾아오는 손님입장에서 목적지다.
마을은 한마디로 우리 역사문화관점에서 표현하면 봉제사 접빈객이다. 조상들의 제사를 모시고 손님을 맞이한다는 의미다.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것은 마을의 귀중한 정신적 가치를 지켜가자는 의미다. 그 가치를 잘 지켜 외부 손님들 까지도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외부 손님들을 극진하게 대우하여 마을에 새로운 가치가 접목되길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마을자치는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가 만들어야할 목적지가 되어야 한다. 봉제사 접빈객의 의미엔 외부 손님을 극진하게 대접하여 마을의 가치 문화 조상의 음덕을 널리 알리고 외부 손님들이 전해온 가치를 접목하겠다는 개방적 의미도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면 월급이 30% 적어도 감수하겠다는 의욕을 갖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가 마을의 가치를 지키고 외부 손님들이 전한 가치까지 접목시켜 마을 것으로 만드는 것은 고통이 따르는 일이다.
오랜 관습을 타파하지 못하고 현재에만 머물면 더 행복하고 잘사는 마을로 발전할 수 없다. 우리 조상들은 마을 전통문화 속에 어쩌면 혁신의 DNA를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마을에서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일은 힘든 일이다. 그 과정 속에서 고통도 따르지만 반드시 의미 발견의 순간이 존재한다. 고통에도 뜻이 있다는 점을 스스로 발견하면, 고통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니다. 오히려 고통을 통해 성장한다.
상처 치유를 통해 생명력 있는 보석 진주를 만드는 조개와 같이 우리는 아픈 만큼 성숙해 질 수 있다. 더군다나 뜻을 함께하는 이웃과 고통을 참으며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한다면 그것은 이미 고통이 아니라 행복한 동행이 된다.
삶의 의미와 목적을 가진 이웃 사람들이 있다면, 이미 마을사업은 반쯤 성공한 것이다. 의미와 목적을 부여하지 못하면 여행자체도 재미없다. 우리의 인생길도 마찬가지다. 스토리 있는 음식이 더 맛있다. 마을에 사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토마스 칼라일은 “명확한 목적을 가진 사람은 가장 험난한 길 위에서도 앞으로 나아가지만 아무런 목적이 없는 사람은 가장 평탄한 길 위에서도 움직이지 못한다.”고 했다.
마을을 목적지로 만들려면 일정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이웃과의 대화와 모임에서 희망의 틔움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웃과 친해지고 수다 떨고 싶어 하는 욕구를 대부분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
혼자서는 외롭다. 우리는 대화를 원하도록 진화되어 왔다. 그리고 혼자서는 불안하다. 사람간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게 해야 한다. 서로를 키워주고 채워주는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방법은 사람들을 연결시켜주는 것이다. 마을 안에서 사람들을 연결시켜주기 위해서는 리더의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
어디로 가고 싶은지, 세상에 어떤 변화를 만들고 싶은지....마을 사람들이 닿고 싶은 목적지가 있어야 한다.
마을 자체가 외부 손님들의 목적지가 되려면 리더들의 선견지명과 열정, 희생이 필요하다. 유럽 선진국가들이 잘 사는 것은 조상들의 선경지명과 공동체의 역할이 컸을 것이다. 문화유산을 가지고 아니 새로운 문화유산을 만들어 수백만명이 모이는 관광도시로 유명한 지역들이 있다.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독일 등이 부러운 국가들안에도 마을단위로 지역별로 경쟁력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도 이러한 문화유산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마을유산으로 살아가는 마을도 있지만 마을이 처한 어려운 여건을 주민역량을 모아 더 잘사는 마을들이 많아 지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피그말리온(Pygmalion)이라는 유명한 조각가 이야기가 있다. 그는 어느 날 자신이 조각한 아름다운 여인상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조각상을 지극정성으로 보살피며 매일 같이 신에게 조각상이 진짜 인간이 될 수 있도록 간청했다.
결국 그 정성에 감동한 아프로디테(Aphrodite)가 그의 소원을 이루어 주었다고 한다. 마침내 그는 사람이 된 그의 조각상과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이렇게 피그말리온의 기대와 관심이 조각상을 진짜 사람으로 바꿔 놓은 것처럼 자신이나 타인의 기대로 인해 정말로 결과가 기대한대로 바뀌는 현상을 피그말리온 효과 혹은 자기 충족적 예언이라고 한다.
마을에서도 마찬가지다. 마을사람들이 함께 꿈꾸는 조각상을 만들어야 한다. 리더들은 우리 마을이 잘 살 수 있는 이웃과 함께 만들어갈 꿈을 만들어야 한다. 그 꿈이 이루어지면 마을은 목적지가 되는 것이다.
1960년대 말 토론토 대학교의 심리학자 개리 레이섬과 멜린랜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에드윈 로크는 동기를 부여하고 성과를 높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목적 설정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만 해도 이것은 놀라운 발견이었다. 행복한 직원이 더 생산적이고 직원들에게 스트레스를 더 많이 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는 것이 당시의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수십 번을 조사해도 결과는 같았다. 목적을 설정하면 성과와 생산성이 11%~25%정도 높아졌다. 이 정도는 상당한 차이다. 하루 8시간을 일한다고 가정할 때, 정신적이 부분만 정비해도 2시간을 더 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하지만 목적이라고 해서 다 같은 목적은 아니다. 가장 많은 동기를 부여하고 생산성을 높이려면 목적을 크게 세우는 것이 최선의 결과를 낳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큰 목적은 작은 목적이나 중간 크기의 목적, 모호한 목적에 비해 상당히 더 높은 성과를 냈다.
관건은 주의력과 끈기다. 목적이 크면 주의를 더 집중하게 되고 더 끈기 있게 매달리게 된다. 그 결과 훨씬 더 효과적으로 일하고 실패하더라도 기꺼이 일어나 다시 도전하게 된다. 충남 문당리 100년계획이 외부전문가와 리더 그리고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추진한 결과 10년안에 다 성과를 달성해 다시 100년 계획을 세워 성공한 마을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마을 공동체를 살리기 위해서는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들에게 피그말린효과를 국가가 부여해야 한다. 마을 특히 농촌마을에 살고 있는 국민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해 주어야 한다. 농촌마을주민들을 패배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마을을 중심으로 풀뿌리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농업과 농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이 협력하여 일할 수 있는 지원책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공모사업으로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도 보다 지원조직을 다양하게 만들어 운영해야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광역과 기초단체에 중간지원조직을 통해 사회혁신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피그말린 효과는 이와 같은 지원생태계가 만들어져 마을 공동체사업 생태환경조성이 이루어져야 주민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고 보람을 찾을 수 있다.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혼자 있을 때보다 서른 배나 더 많이 웃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들이 서로 돈독한 유대감을 나눌 때 웃음은 자연스럽게 흘러넘친다. 또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듣고 있는 사람보다 46% 더 많이 웃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웃음을 유발하는 상황이나 발언에 정확하게 맞춰서 웃지 않는다. 웃음을 유발하는 문장 중에 확실하게 우스운 문장은 15%에 불과했다고 한다. 함께 꿈을 꾸면 더 많이 웃을 수 있다. 그리고 꿈은 현실이 된다.
강원도 내 많은 마을 중에서도 정말 어려운 여건을 극복하면 새로운 목적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마을이 있다. 면단위 마을을 주식회사로 운영하면서 점점 목적지로 만들어가는 마을이 있다.
미탄면 마을주식회사다. 마을이 목적지로 변하고 있다. 목적지로 가기 위해서는 마을주민들을 불러 모아야 한다. 한 개의 마을만으로는 규모의 경제측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름치마을에서 기획된 마을사업을 면단위 전체로 연계하여 미탄면 마을주식회사를 만들어 발전시켜가는 마을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역이 있다. 주민주식회사로 목적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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