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한달여에 걸쳐 러시아와 미국,브라질 등에서 순회연주회를 마치고 돌아온 피아니스트 이봉기 교수는 "약속"을 지키기위해 초등학교를 다시 찾았다.
이봉기 교수는 30일, 전북 군산소룡초등학교(교장 지혜란) 강당에 임시로 마련된 연주회장(?) 무대에 올라 쇼팽 에튀드 "혁명" 을 시작으로 베토벤의 "월광곡" 등 40여분의 걸친 1부를 마친데 이어 2부에서는 모차르트와 리스트 등 유명 작곡가들의 피아노 작품을 잇따라 연주했다.
이 교수와 군산소룡초등학교와의 인연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8일, 전북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이교수가 주최한 연주회가 공연장 사정으로 일정이 바뀐 것을 알지 못한 채 군산소룡초 교사와 학생들이 빗속을 뚫고 김제까지 찾아갔다가 헛걸음을 친 것이다.
그 사정을 담당 교사로부터 직접 듣게 된 이교수는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소룡초등학교를 직접 찾아 11월 15일에 학교강당에서 연주회를 열어 줬고, 다시 3개국 해외순회연주회를 마치고 돌아와 정식으로 연주회를 열어 주겠다고 약속했던 것이다.
이에따라, 이 교수는 학교측과 30일에 다시 피아노독주회를 갖기로 협의했고 이날, 소룡초등학교 강당에서 학생들과 교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1,2부로 진행된 연주회를 가진 것이다.
이봉기 교수는 바쁜 스케줄 가운데 직접 초등학교에 와서 연주회를 갖는 이유에 대해 "약속을 지키는 것이 도리며, 평생을 신의를 지키면서 살아왔다"며 "어른은 잘못한 것에 대해서 책임지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정이 좀 힘들고 더구나 해외순회연주 이후 감기때문에 힘이 들지만 기쁜 마음으로 왔다"고 말했다.
3학년 이수하 어린이는 "교수님이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고 말했고, 6학년 정찬희 어린이도 "교수님이 피아노 연주 전에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연주곡에 대해 설명을 잘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2부 연주에 앞서 이봉기 교수는 자신의 해외연주회 때 촬영한 사진을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주면서 소룡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살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며 그 꿈을 향한 도전의식을 불어 넣어 주었다.
이 교수는 이어, 모차르트의 터키행진곡, 바다르체프스카의 소녀의 기도, 리스트의 세레나데와 라캄파넬라를 연주했다.
이 학교 임두진 교사는 이 교수의 연주를 보면서 "연세가 많으시기 때문에 얼마전까지 해외순회 연주를 마치고 돌아오셔서 피로가 채 가시지 않았을텐데, 피곤한 상태에서도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키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보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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