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극우언론마저 "내년 관광객 4000만명 달성 가능?"

아베 '지지 기반' 관광업 , '보이콧 저팬'에 직격탄

경제보복에 대응한 '보이콧 저팬' 운동이 일본 관광업계에 '부메랑 직격탄'이 되고 있다는 게 각종 수치로 잡히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 지역 경제 활성화의 핵심수단으로 꼽은 관광업을 스스로 망치고 있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지방 관광지들은 보수 성향이 강해 아베 정부의 정치적 지지기반이라는 점에서 아베 총리에게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일본 현지 언론들로부터도 나오고 있다.

아베의 정치적 고향인 야마구치현과 2인자 아소 다로 부총리의 지역구인 후쿠오카현에서도 아베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아베규탄시민행동 주최로 지난 27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역사왜곡, 경제침략, 평화위협 아베정권 규탄 2차 촛불문화제'에서 시민들이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산케이 신문마저 "관광객 유치 목표 가능할까"


오는 8월 2일 아베 총리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결정될 경우 '보이콧 저팬' 운동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일본 수출규제에 반발한 불매운동은 일본행 일부 항공노선까지 중단될 정도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항공권 예약 취소와 신규 예약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 국제선 항공권 환불 건수에서 일본행 항공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6월 4주 차에는 9%에 불과했지만,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 1주 차에는 15%로 올라섰고 이어 2주 차에 36%, 3주 차에 44%로 치솟았다. 국제선 항공권 취소건의 10건 중 4건 이상이 일본행이다.

국제선 항공권 예약 가운데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아졌다. 일본행 항공권 예약 건수는 6월 4주 차에 전체 예약 건수 가운데 25%에 달했지만 7월 3주 차에는 10%까지 떨어졌다.

일본을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면서 인기 여행지 순위도 변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발표되기 전인 6월 4주 차에는 국제선 항공권 인기 순위 10위권에 오사카(2위)와 후쿠오카(5위), 도쿄(9위) 등 일본 도시가 3곳이나 포함됐다. 하지만 7월 3주 차에는 오사카를 제외하고는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오사카는 7위 도쿄 11위, 후쿠오카 20위로 추락했다. 예약 인원도 후쿠오카는 46%, 오사카는 36% 감소했다.

한국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지역으로는 유명 온천이 몰려있는 오이타현이 꼽힌다. 최근 1주일 사이 유후인, 벳푸 등 온천이 있는 오이타현 소재 호텔과 전통 료칸 3곳에서만 1100명분의 예약 취소가 발생했다.오이타현은 숙박객 68%가 한국인이다. 부산과 오사카를 오가는 쾌속 크루즈의 승객은 평소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보이콧 저팬'은 결국 일본행 항공 노선의 운항 중단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의 저비용항공사(LCC)인 티웨이항공은 일본의 오이타현, 구마모토현, 사가현과 한국 도시를 잇는 4개 노선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24일부터 무안∼오이타 노선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9월부터 대구∼구마모토, 부산∼사가 등을 연결하는 정기편을 중단한다. 이스타항공도 9월부터 부산∼삿포로·오사카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대형항공사의 일본 노선 축소도 결정됐다. 대한항공은 9월 3일부터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의 일본 노선 조정은 과잉경쟁에 비해 수요 증가가 미치지 못한 점이 주요 요인이지만, 최근 한일 관계를 고려해 조치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한때 인기를 끌던 부산∼삿포로 노선이 공급과잉으로 경쟁이 심화하자 5월부터 노선 검토를 시작했고 최근 일본 노선 예약 감소로 운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산∼삿포로 노선 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7% 포인트 감소했다.


일본의 해외 방문객 중 4분의 1을 차지하는 한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일본 지역 상점가도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마루 백화점 후쿠오카 덴진 지점의 17~23일 한국인 쇼핑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 급감했다. 한국인은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를 주로 찾는 중국인 등 다른 해외여행객 비해, 일본의 소도시까지 즐겨 찾아 소비성향이 높은 관광을 하는 편이다. 이에 따라 한국 관광객 감소로 느끼는 체감 불경기는 일본의 소도시에서 더욱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지역 경제의 관광산업 의존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관광산업 종사자는 9.59%를 차지한다. 한국의 관광산업 종사자가 2.2%인데 비해 높은 편이다.

아소 다로 부총리의 지역구인 규슈의 사가현을 비롯한 일본 전국 곳곳에서 지자체장들이 "한국 관광객 감소로 지역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공개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4000만 명, 2030년 6000만 명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잡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경제보복을 옹호하는 논조를 지속하고 있는 극우 성향 <산케이> 신문마저 "내년 외국인 관광객 4000만 명이라는 정부 목표가 달성 가능할 것인가"라고 우려하는 보도를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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