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선 씨가 쇠고기 수입업체 에이미트로부터 피소된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에이미트는 지난 1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의견을 올렸던 김민선 씨와 문화방송(MBC) <PD수첩> 제작진을 상대로 3억 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14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대체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교수는 "제가 보기에는 고소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며 "개인적 차원에서는 쇠고기가 안 팔리는 데에 대한 한풀이와 일반적으로 교양과 재수가 부재한다고 여겨지는 어느 여성의원이 때맞춰 몸소 입증해주신 것처럼 비판적인 입에 재갈을 물리려는 보수진영의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미국산 쇠고기가 잘 안 팔린다는 뉴스를 접한 바 있다"며 "첫 번째 이유는 정부의 엉터리 협상으로 미국산 쇠고기가 믿지 못할 음식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업자라면, 아무리 장사꾼이라도 소비자에 대한 도리를 다 해야 한다"며 "일례로 한국에서 촛불집회가 벌어지자, 외려 미국의 도축업자들이 제 정부에 반대해서 수출하는 모든 소에 대해 전수검사를 받겠다고 하지 않았나. 그게 제대로 된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 교수는 "수입업자가 할 일은 분명하다"며 "자기 고객의 안전을 위해 미국측에 철저한 검역을 요구하고, 정부를 향해서도 더 철저한 검사를 하도록 요청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으면 자기가 떼다 파는 물건에 책임을 져야 할 거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진중권 교수는 "이번 사태는 그냥 불량한 상도덕의 문제다.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 에이미트에서 고기 떼다 파는 업체들 대상으로 불매운동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이런 양심 없는 업체들의 물건은 절대로 사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교수는 소송을 두고서도 "김민선의 발언을 축어적으로 해석하는 모양"이라며 "쉽게 말하면 싼 값에 노트북을 샀는데, 거기에 달린 주변기기가 너무 비쌀 경우 흔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말하게 되는데, 제조회사에서 '배꼽이 뭔줄 아느냐. 배에 달린 조그만 부위에 불과하다. 그런데 그게 배보다 더 크단 말이냐. 명예훼손이다' 뭐 이러면서 손해배상 청구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게다가 그 문장은 자기의 주관적 의지를 표명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령 내가 '납덩이 넣은 중국산 조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먹겠다'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중국산 조기 수입업체들이 '청산가리가 뭔줄 아느냐? 고로 명예훼손이다, 판매에 지장을 받았다, 손해배상 청구하겠다' 이렇게 나오면 매우 황당하지 않겠나. 지금 에이미트 사장님이 이런 코미디를 하고 계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수 논객을 자처하는 변희재 <빅뉴스> 대표는 지난 13일 <빅뉴스>에 글을 올려 "배우 김민선은 공인을 떠나서 인간적으로 매우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며 "또한 김민선은 물론 정진영조차도, 사회적으로 파장을 미칠 만한 자기 의견을 개진할 지적 수준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배우 정진영 씨는 "모든 시민은 자신의 견해를 밝힐 권리가 있다. 물론 연예인도 마찬가지"라며 김민선 씨를 비난한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에게 반박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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