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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휴가보낸 사이 회장님이 회사를 팔아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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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휴가보낸 사이 회장님이 회사를 팔아버렸어요"

[정리해고 연속기고·④] 풍산마이크로텍의 해괴한 경영과 정리해고

정리해고가 연일 이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지난달 20일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청문회'를 연 데 이어, 한진중공업 이재용 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럼에도 현실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업장에서 정리해고자가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이에 민주노총은 10월 중순 '정리해고 철폐 선언운동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정리해고 실태를 고발하는 기고를 <프레시안>에 6회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다. <편집자>

정리해고 연속기고
"정리해고는 과연 불가피한가? 현실은…"

"그 잘나가는 회사의 정규직들은 왜 잘렸나?"
흥국생명식 마구잡이 정리해고,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나쁜 건 넌데 아픈 건 나야"…동료의 카톡에 울컥

지난해 일방적으로 정리해고를 통보받은 풍산마이크로텍 노동자들은 1년 동안 거리에서 고통받으며 참혹한 시련의 시기를 겪고 있습니다.

피에스엠씨(전 풍산마이크로텍)은 풍산그룹의 계열사로 반도체 소재산업인 리드프레임(반도체 칩을 올려 부착하는 금속기판) 사업의 외길을 25년 동안 걸어온 중소기업입니다. 국내 최대 리드프레임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중국과 필리핀에 해외공장을 운영하면서 풍산그룹의 핵심 주력산업을 담당했습니다.

사원들 휴가 보내고 몰래 회사 매각

하지만 풍산그룹 류진 회장은 사원들을 휴가 보내놓고 몰래 회사를 매각했습니다. 두 달 만에 사주가 두 번 바뀌었고, 현재는 투기자본이 경영보다는 투기성 요구로 정리해고와 회사 망치기를 자행하고 있습니다.

2010년 말 언론에 떠돌면 회사 매각설에 대해 류진 회장은 "절대 매각은 없다"는 선언을 하여 사원들을 안심시켰으며,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구하던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탄압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류진 회장의 약속을 믿은 사원들은 회사가 요구한 단체휴가를 갔으며, 휴가 중 인터넷을 통해 회사가 매각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매각에 대해 풍산그룹은 공문을 통해 "단순 주식매각"이라고 밝혔습니다.

급작스럽게 매각된 회사는 2011년 1월부터 자본잠식이 되었습니다. 곧 부도 직전인 하이디스란 업체와 사채업자 투기자본과 경영권 분쟁을 치르더니, 대표이사의 이취임식을 마친 상태에서 다시 사채업자 투기자본이 주인이 되었습니다.

최초 매각된 57%의 지분은 사채업자들의 손을 거쳤습니다. 그 가운데 지분 50%는 주식시장에서 시세 차익으로 투기자본들이 이익을 챙겼습니다. 나머지 단 7%만으로 사채업자들은 해외공장 2개를 운영 중인 매출 천억 원대의 부산의 중견기업의 경영권을 차지했습니다.

해괴한 경영과 정리해고

투기자본 경영진의 첫 번째 사업은 '아프리카 카메룬 금광개발'이었습니다. 하지만 '카메룬 금광개발'의 실체는 세수 대야에 진흙을 퍼서 아프리카 주민들을 저임금 중노동으로 희생시키는 악질산업이라는 것이 현지 실사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이에 노동조합은 금광사업 철회와 정상 경영을 촉구했고, 결국 카메룬 금광개발은 철회되었으나 그 후 두 달이 넘도록 주식시장에서 금광이 회자되며 주식시세가 요동쳤습니다.

금광사업 철회 후 경영진이 요구한 것은 400억 원대 유상증자를 위한 임금삭감이었습니다. 경영진은 유상증자를 하여 퇴직금 중간정산을 해주겠다는 등 비상식적인 요구를 하였습니다. 여기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2011년 7월 29일 "유상증자를 위한 정리해고"를 통보하였으며, 격한 마찰 속에 8월 23일 회사는 "정리해고철회 노사합의서"에 합의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어진 교섭에서 유상증자와 임금삭감을 줄기차게 요구하던 투기자본은 2011년 9월 2일 경영상 위기로 정리해고를 통보하고, 11월 7일 노동조합 간부의 70%를 포함한 조합원들에게 정리해고를 단행하였습니다.

투기자본은 정리해고 통보 하루 전 복수노조 교섭권 단일화 작업을 공고하여 노동조합의 투쟁을 봉쇄하였습니다. 또한 복수노조인 기업별노조 조합원은 그대로 둔 채, 민주노총 금속노조 조합원만 정리해고 했습니다.

"풍산그룹, 정리해고 후 부산공장 팔아 개발차익 챙기려 해"

작년 11월 2일 총파업에 돌입한 뒤 해고자 비해고자 가림 없이 "함께 살자"는 목표 아래 전 조합원이 1년 동안 투쟁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힘들지만 긴 시간 동안 많은 조합원들이 강고한 투쟁을 진행하니 의혹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2011년 12월 <부산일보>는 전경련이 부산지역 언론사와 대학에 풍산그룹의 부산사업장인 개발제한구역의 개발제안서를 발송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풍산그룹 부산사업장에는 풍산마이크로텍(현 피에스엠씨)을 비롯하여 3개의 회사가 풍산그룹의 계열사로 사업을 해왔습니다. 풍산그룹은 부산사업장 40만 평을 개발하기 위해 2006년부터 끊임없는 로비를 진행해 왔습니다. 2009년에는 미국에 의뢰한 조감도를 제시하며 부산시에 개발을 요구하였으며, 나아가 부산시에 돔구장을 지어 기부할 테니 개발을 하자고 제안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결과 2010년 부산 해운대구청이 발표한 해운대 개발계획에는 풍산그룹 부산사업장 개발이 주력을 차지하였습니다. 부산지역 건설업계는 풍산그룹 부산사업장을 개발할 경우 시세차익만 1조5000억 원~3조 원에 이를 것이며, 직접 개발할 경우 개발이익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풍산그룹은 이미 오래전부터 공장 이전에 대해 각 회사별로 이전부지 및 대책을 세웠으나 풍산마이크로텍(현 피에스엠씨)에 대해서만 환경문제를 이유로 대책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노동조합의 끈질긴 투쟁 끝에 땅 개발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아있지만, 투기자본의 공장 망치기는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투기자본은 중국공장을 장부가격의 1/3도 안 되는 헐값에 매각하였으며, 사원주택을 풍산그룹이 넘긴 부채의 담보로 제공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자사주에 사기행각이 벌어져 투기자본의 부회장은 잠적한 상태이며 회사의 자산이 처분되고 있습니다. 또한 투기자본은 금융권에서 무차별적인 차입을 벌여 12%라는 황당한 이자를 주기도 했습니다.

평균 연령 50대 노동자들, 아직도 거리에서 싸우는 이유는

정리해고에 대한 노동위원회 심문회의 결과, 11월 풍산그룹은 영업이익이 발생한 만큼 뜬금없이 성과급을 주고 다음해 1월에 명목 없는 위로금을 주며 2년의 영업이익 적자를 만들었다고 지적됐습니다. 또한 유상증자만을 요구하며 비상식적인 경영을 하면서 영업이익 적자를 만들고 있는 투기자본 경영진의 문제가 지적됐습니다.

지난 3월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피에스엠씨 노동자 52명이 모두 부당해고됐다고 판정하고, 해고자 52명 전원을 원직 복직하고 해고기간동안 임금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22명에 대해서만 부당해고를 인정한다고 판결을 뒤집으면서 노동자들은 아직도 거리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평균 연령 50대인 풍산마이크로텍(현 피에스엠씨) 노동자들은 해고자 비해고자 가리지 않고 1년이 넘는 시간을 거리에서 투쟁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하나입니다. 풍산그룹의 수상한 매각과 투기자본 사채업자의 해괴한 정리해고로부터 우리들의 삶의 터전인 공장을 지키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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