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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엇박자', 통역실수냐 시각차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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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 '엇박자', 통역실수냐 시각차냐

부시, 盧 '재촉'에 곤혹스런 반응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7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전쟁 종결에 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재촉에 곤혹스런 반응을 보여 논란을 낳고 있다.

이는 "우호적이고 매우 따뜻한 분위기에서 배석자들도 만족한 정상회담"이었다는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을 무색케 하며 구구한 해석을 촉발시키고 있다.

문제의 현장은 이날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정상회담 직후 있었던 언론회동.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을 바라보며 "조금 전 말씀하실 때 한반도 평화체제 내지 종전선언에 대한 말씀을 빠뜨리신 것 같은데 우리 국민들이 듣고 싶어하니까 명확히 말씀해주셨으면 한다"고 진전된 발언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부시 미 대통령은 "나는 더 이상 분명히 할 수 없다"며 "우리는 우리가 한국전쟁을 끝낼 수 있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 그것(종전)은 김정일이 자신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를 검증가능할 만큼 폐기할 때에 일어날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 시드니 한미정상회담 장면 ⓒ로이터=뉴시스

그러자 노 대통령은 웃음을 지으며 다시 한 번 "똑같은 얘기다. 김정일 위원장이나 한국 국민들은 그 다음 얘기를 듣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더 이상 어떻게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라며 "한국에서 전쟁을 우리가 끝내기 위해서는 김정일 씨가 그의 무기에 관해 검증 가능하도록 폐기해야 한다"고만 답했다.

그 와중에 노 대통령은 통역비서관에게 "내가 잘못 들은 것 같다. 나는 부시 대통령이 한국정쟁을 종결하는 선언을 언급한 것으로 듣지 않았다고 생각했다"라며 부시 대통령에게 "그렇게 말했나요?"라고 묻기도 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이 통신은 이를 두고 '긴장이 감돌았던 순간(tense moments)'이었다며 두 정상이 북핵 문제에 진전이 있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지만 공개적인 자리에서 외교관례에 맞지 않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지적했다.

이 통신은 또 노 대통령의 재촉이 있자 미국 측 수행원들이 긴장 어린 웃음을 지었고 부시 대통령은 짜증섞인(annoyance) 표정을 지었다고 묘사했다.

청와대·백악관 급히 '진화'

이처럼 어색한 순간이 연출되자 현장에서는 단순한 통역 실수가 아니라 북핵 문제에 관한 현실 진단과 종전협정 문제에서 양 정상의 온도차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그러자 청와대와 백악관은 확대 해석을 차단하기 위해 급히 진화에 나섰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 말씀은 '실제 회담에선 적극적인 표현이 있었는데, 왜 지금은 그런 이야기를 안 하냐'는 농담 섞인 이야기"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정상회담 중에 부시 미 대통령은 '나의 목적은 평화조약을 통해 한국전쟁을 종결시키는 것이다. (한국전쟁을) 끝내야 하고 끝낼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선) 김정일 위원장이 그가 가지고 있는 핵프로그램이 검증가능하게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천 대변인은 이어 "조약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만큼 부시 미 대통령이 적극적이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사진을 찍는 동안 통역에서 빠뜨린 게 분명 있는 것 같다"라며 한미 양국은 완벽한 평화협정을 맺기 전에 북한이 해야 할 조치가 있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고 그것은 2.13합의에서 이미 강조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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